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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바자회에서 가져 온 옷들. by Animus


장날을 맞아 장 보러 갔다가 오는 길에 바자회를 하기에 구경이나 할까 하고 들렀다.
한참 옷을 구경하던 중에 아주머니 한분이 내게 인사를 하기에 누군가 하고 봤더니 학부형.
알고 보니 옆에 계셨던 분도 6학년 아이 어머니.
그런 인연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가며 1시간 넘게 바자회에서 골라 온 옷들.
옷 종류, 구매 가격 상관없이 단돈 천원씩.


 
기본 티에 청바지, 주로 이렇게 입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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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터 바자회 옷.
내려갈수록 본래 옷 입는 스타일과 거리가 멀다고 보면 됨.

한가운데 떡 하니 박힌 백곰이 아름다워 업어 온 회색 후드티. 
잘 보면 좀 특이한 재질.

봄이나 가을에 입으면 좋을, 채워야 할 단추가 많은 회색 코트.

한번 걸쳐 봤는데 원래 내 옷이었던 것처럼 맞아 모두를 놀라게 했던 정장 세트.
재킷, 바지, 치마 모두 합쳐 천원에 가져왔으니, 이런 게 바로 횡재.

양털을 걸친 듯한 포근함이 느껴지는 겉옷. 
이번 겨울에 자주 입고 다닐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드는 옷.

그냥 주시기에 가져 와서 입어 본 여성적인 스타일의 상의.
레이스 달린 탑을 속에 입고 보니, 건장한 팔뚝이 돋보이는 기이한 스타일 완성.
  
태어나서 처음 입어 보는, 딱 붙는 블랙 원피스. 
사진을 자세히 보면 보이겠지만 그물을 통해 속이 비치는 스타일.
이젠 나이도 있으니 이런 것도 좀 입어봐야 하지 않을까 하고 시도해봤으나, 역시 어색하다.

내일은 스승의 날. by Animus

예뻐라하는 3학년 남자아이에게서 이런 편지를 받았다.
이 맛에 애들 가르치는 거지. ^^


그 남자의 물건. by Animus


지난 주말 집에서 서랍장 정리를 하다 아빠가 생전에 항상 곁에 두던 소지품들을 발견했다.
 
남자의 물건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던가. 
펜, 메모지, 전자수첩. 25년 넘게 한 회사만 다녔던 아빠의 소지품은 특별하지 않지만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잘 보여준다.
 
아빠는 읽고 쓰기를 좋아하셔서 양복 상의 주머니에 항상 꽂혀 있던 저 가느다란 펜으로 하얀 종이나 수첩에 무언가를 늘 쓰셨다.  
생애 마지막 시간을 보낸 병원으로 들어가기 전에 내가 마지막으로 뵈었을 때도 아빠는 열심히 자격증 시험공부를 하고 계셨다.  

친척들은 활자중독 수준인 내 기질이 아빠에게서 물려 받은 것이라고들 했다. 
아들인 동생보다는 딸인 내가 아빠를 너무 많이 닮아서 엄마에게 미안할 때가 많다.

전자수첩은 처음 봤는데 배터리를 바꾸어 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보려 했으나 
워낙 오래 되어 배터리 뚜껑 부분이 열리지 않아 거의 전화번호부로 쓰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만.

그리고 결혼식 예물반지.  
자그마치 26년 간 한번도 손가락에서 뺀 적이 없던 반지였기에 너무 꼭 끼워져 있어서 염하시는 분이 반지 뺄 때 애를 먹었다고 들었다. 입관할 때 아버지 손을 보았는데 다른 곳과는 달리 오랜 세월 빛을 보지 못했던 반지 밑 자리는 새하앴던 기억이 난다. 
   
아빠의 물건을 사진으로 찍어 보고 있으니 아빠가 많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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